게시글 검색
[황희두의 청터뷰(1)] 청년 김수련
청년문화포럼 조회수:318
2018-12-16 16:10:22

오늘부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3년 가까이 청년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도 정작 청년은 외면한 채 기성세대만 인터뷰로 다뤘던 거 같네요.

앞으로 정말 평범한 대학생들부터 성공한 청년들까지 전부 다룰 예정입니다. 1화 인터뷰이는 마침 송년회 기획겸 만난 문화예술위원회의 김수련 활동가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청년들을 다룰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청터뷰'란 무엇인지, 왜 시작하였는지에 대하여 : https://brunch.co.kr/@youthhd/122

 

인터뷰 일정까지 잡은 후 만남 직전까지 한참을 고민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유명인의 인터뷰도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과연 청년들의 이야기에 관심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는 내가 정작 당사자인 '청년'을 외면한다면 도대체 누가 다룰 것인가. 그렇기에 나는 오늘날 N포 세대로 절망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중인 모든 청년들을 만나겠다는 목표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 매순간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김수련 활동가


막상 청터뷰를 시작하려고 보니 1화 대상자가 너무나 고민되었다. 시작부터 너무 유명인을 다루자니 본질이 왜곡될 거 같았고,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던 찰나 문득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우리 단체에 들어온 지 아직 3개월밖에 안 됐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금세 적응한 신예 활동가, 오늘 말로 '인싸'라는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청년 '김수련' 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침 단체 송년회 준비 겸 인터뷰를 위해 고속터미널 근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우선 보통 사람들처럼 소개하자면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15학번 '화석' 김수련이라고 합니다. 그런 걸 다 떠나서 그냥 소개하자면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해요. 김가네 첫째 딸이고 집안의 기둥이자 가족들의 재롱둥이, 항상 어딘가에서도 '재롱둥이', '웃음 사냥꾼'을 맡고 있는 김수련입니다."

 

소개가 참신한데요. 혹시 본인 별명에 만족하시는지.

"정말 만족합니다. 사실 저는 재밌는 거에 만족해서 항상 재미있는 곳을 쫓아다녀요. 재미가 없으면 엉덩이를 3초 만에 떼고 달아나버리죠(웃음). 그래서 항상 제가 있는 곳은 재미가 있어야 해요. 제 인생의 최고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즐거움'이에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혹시 어떤 거 할 때 가장 즐거우신가요.

"음.. 방금 딱 떠오른 걸 말씀드리자면 술 마실 때에요. 재미있고 웃을 수 있는 목적도 있지만, 술 마실 때 그 사람과의 솔직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관계가 맺어지기도 하고요. 또 다른 것은 말할 때인 거 같아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을 좋아해요."

 

그렇군요. 다소 뻔한 질문이긴 한데 본인의 장점을 하나 꼽아보자면 뭐가 있을지.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건데 혹시 언제부터 그렇게 되신 건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아기 때부터, 아직 개월 수가 차지 않았을 때부터 이랬어요. (하하). 농담이고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그래 왔던 거 같아서 잘은 모르겠어요."

 

그렇군요. 보니까 얼마 전 포럼 <도서 제작 프로젝트>(개인의 생각을 모아 책으로 제작하는 공동 프로젝트)에도 지원하셨습니다. 그 이유에 '문예의 일상화, 일상의 예술화'를 꿈꾼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말이 '예술을 삶으로 삶을 예술로'라는 말이에요. 문화예술이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고, 심미적이고,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분야라고 느끼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다른 분야보다도 일상과 가장 맞닿아있는 부분으로써, 접근성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 삶 자체가 어느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각자)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보고 싶었어요.

 

좋지만 약간 추상적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 거 같아요. 혹시 구체적인 방안이 따로 있나요.

"구체적인 방안은 아까 말씀드렸던 마음가짐과 인식의 변화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제가 딱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봐요. 각자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잖아요. 그렇기에 개인의 인생 자체가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자아가 10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소유한 청년 '김수련' / 사진 @ryeooniii 인스타그램.


굉장히 철학적이네요. 혹시 주위에서 진지하다고 손가락질한 사람들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항상 들어본 말이 '인스타에 가면 자아가 10개가 있다'는 말이에요. 보통 가벼운 글을 올리는데, 어떤 날은 갑자기 예술 관련된 글을 올려요. '스치는 기억을 잡아두는 글을 남기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진지충', '감성충'이란 말을 장난식으로 많이 해요.(웃음)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진지충이다', '감성충이다'라고 하는 걸 조금 덜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차단시켜버리면 진짜 내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못 내는 상황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제 자체가 평소에 장난스럽고, 제 멋대로 살아서 그런 말을 자주 듣진 않지만, 요즘 그런 말이 많아지는 시대인 거 같아 약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합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어린데 생각이 깊은 사람들을 두 눈 뜨고 못 보는 경향이 있죠. 또 보니까 '쓸모없는 것의 쓸모', 무용지용이란 말도 하셨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었나요.

"한 순간에 느낀 게 아니라 '축적되어 느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저는 재미를 쫓아다니는 사람이에요. 재미없는 일은 정말 안 해요. 중고등학생 때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왔어요. 사실 어른들은 공부와 내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공부보다, 학생 때 할 수 있는 다른 재미있는 일들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했고 그걸 쫓아다녔죠. 애들 모아놓고 무작정 복도에서 저의 콘서트를 연 적도 있고. 특별한 졸업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뮤지컬 공연을 직접 기획해 올려서 학교 졸업식 문화를 바꾸기도 했어요. 공주시 청소년 고등학생 연합회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해 봤고요. 청소년 인문학 토론회 '정세청세' 공주시 팀장을 맡기도 했어요. 학교 행사나 축제 MC는 무조건 했고요."

 

역시 어릴 적부터 그런 다양한 경험들을 해오셨군요. 어쩐지 내공이 남다르다 느꼈는데..

"남들은 내신 공부보다 이런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저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시험기간인데 저런 거나 쫓아다니네' 하고요. 하지만 전 이런 과정 속에서 한층 더 알찬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남들은 쉽게 하지 않는, 하지만 내가 재밌어서 쫓아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자소서에 쓸 내용이 정말 많은 거예요. 오죽하면 자기소개서에 MC 경력을 넣었더니 면접 때도 질문이 거기서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내가 마주했던 하나하나의 경험이 남들에겐 쓸모없어 보일지 몰라도, 내가 내 인생을 설계하고 좋아하고 재밌는 걸 하다 보면 언젠가 '쓸모 있어지는 순간'이 꼭 온다고 느꼈어요."

 


ⓒ연극동아리 <가면의유희> 활동 당시 모습. 이야기와 무대가 좋아서 배우, 연출, 회장으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 뒷줄 왼쪽에서 3번째.


문득 저희 청년문화포럼에 들어온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그동안 재미있어 보이는 대외활동을 많이 다녔어요. 하지만 4학년이 되니까 어느 순간 쫄리는거에요. 그제야 슬슬 현실이 보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처음엔 대외활동 그만하고 자격증이나 따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친다고, 어느 순간 제가 또 대외활동을 알아보고 있었어요. 우연히 청년문화포럼을 발견했는데 굉장히 눈길이 갔어요. 그동안 해왔던 거는 어떤 기관에 소속이 되어 그 기관, 사기업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했는데 여기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우선 첫째로 '내가 진짜 기획을 할 수 있고, 정말 뭐든 해볼 수 있겠다', 둘째로 '포럼에 문화예술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위원회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앞으로 타 위원회와도 교류가 많아지면 의미 있는 결과물들도 많이 나올 거 같아요. 이 두 가지 때문에 기존 생각을 버리고 바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활동이 기대됩니다. 혹시 향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어봐도 될까요.

"제가 그 말을 진짜 좋아해요. '안 가고 싶은 술자리라도 수련이가 있으면 간다'는 말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 말처럼 '안 가고 싶은 자리에도 이 사람이 있으면 가고 싶게 만드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실 술자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리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웃음을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으로 계속 살고 싶어요. 모든 상황에 대한 멘트들이 준비되어있답니다. (웃음)"

 

크게 영감 받은 인생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우선 문화예술 관련 책으로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나의 명화 읽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내가 어떤 작품을 볼 땐, 내 취향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을 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구절도 적어놨거든요. '단순한 녹색과 바다의 녹색은 다르다. 설사 같은 색이더라도 바다의 녹색은 그 색 안에 희미하게 바다 느낌이 퍼지고 있어서, 아무리 허물어뜨려도 그것은 표현을 기본으로 하는 그림의 아슬아슬한 맛이다.'라는 말이에요. 단순히 작품들을 대할 때뿐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 작품,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을 찾아내고 내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이 정말 기르고 싶은 능력이에요. 그리고 이건 만화인데 <미스터 초밥왕>도 진짜 좋아해요. 제가 특히 초밥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제 꿈이 그거예요. 돈 많이 벌고 미스터 초밥왕 모델이 되었던 셰프님 가게에서 코스요리를 먹는 것이요. 그것도 풀코스로!"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종강하면서 좋아하는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우리같이 쓰레기가 되지 마세요'라는 말씀이었어요. 어른이 학생들에게 저런 말을 용기 있게, 그리고 솔직하게 전하시는 모습에 큰 울림을 느꼈어요. 그리고는 하신 말씀이 '항상 주변을 보고 나에게 매몰되지 말라'였어요. 눈과 귀를 열고 나를 감싸안는 주변 사람과 상황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수련


-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15학번

- 청년문화포럼 문화예술위원회 소속

- 인스타그램 @ryeooniii

댓글[0]

열기 닫기

QUICK
TOP
QUICK
TOP